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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title 《Life Stage》 date 2011.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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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 폰의 보급과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것을 일기를 쓰는 행위 혹은 하나의 취미활동으로 즐기게 되었습니다. 마이크로 블로그에서 흘러나오는 개개인의 삶에서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사람들은 타인의 삶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때로는 무신경하게 지나칩니다. 숨겨진 개인의 이야기를 발굴해내고 그들 사이의 소통을 꿈꾸어 온 코모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김세진의 싱글 채널 비디오 시리즈를 통해 공공의 영역에서 파편화된 삶의 조각들을 맞추어 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든 시간, 이 거대한 도시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천천히 흘러가는 밤의 시간을 몸으로 견디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간근로자〉(2009) 속의 톨게이트 요금 징수원과 야간 경비원의 제한된 활동 범위는 그들의 삶을 사회와 타인으로부터 소외시키고, 퇴근길 맞이하는 햇볕과 도시의 생동감에 의해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마저 쉽지 않습니다. 다큐멘터리의 화법과 객관화된 시선을 영화적 구성 뒤에 숨기며 판타지로 구성하는 김세진의 화법은 〈그들의 쉐라톤〉(2006)에서 호텔 방을 영화 필름의 프레임 장치로 변환시킵니다. 작가는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 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시간을 필름 위에 인화하는 것처럼 나열하여 하나의 시퀀스를 만들어내며 등장인물들은 주어진 시간 동안 작은 프레임 안을 맴돌 뿐입니다. 〈야간근로자〉에서 클로즈 업 된 주인공의 표정과 〈하나 세트〉(2011)에서 쉼 없이 초밥을 만들어내는 손 동작은 현대 도시가 생성해낸 특정한 패턴으로서 그 얼굴과 손은 한 사람을 통해 드러난 이 도시의 인생입니다. 2011년 9월 코모에서 선보이는 《Life Stage》전을 통해 한 편의 연극처럼 펼쳐진 이 시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길 바랍니다.


전시장소 COMO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SKT-타워, 대전 탄방역 3번 출구 SKT 둔산사옥)
관람시간 8:30a.m~7:00p.m, 주말 및 공휴일 휴무 
입장료 무료

전시주최 아트센터 나비, SK텔레콤
전시작가 김세진
전시기획 아트센터 나비 Creative Team
전시코디네이터 우현정, 김선경
영상편집 박효준
영상송출 이영호




〈야간근로자〉, 2009, 53,000 x 1,000 mm, 2 channels Video, 06’53”

과잉된 도시의 기능은 현대도시인들을 소외와 단절로 이끌고 필연적 고독을 불러 일으킨다. 나는 2명의 젊은 톨게이트 징수원과 건물경비원의 야간근무시간을 통해 도시의 밤과 낮을 가로 지르는 시간과 공간, 그 잉여의 시간을 다루는 현대도시인의 삶의 접근방식에 관해 영화적 형식을 빌어 표현하고자 했다.



〈그들의 쉐라톤〉, 2006, 5,300 x 3,200mm, Single Channel Video, 03’08”

이 작업은 오랜 기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쉐라톤 워커힐 호텔의 객실들을 멀리서 몰래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영상은 합성을 통해 일정기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머무는 사람들의 다양한 순간들을 한 화면에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고유의 ‘프라이버시’를 제공해주는 ‘호텔’이라고 하는 공적 공간에서의 개인의 은밀한 순간들을 카메라의 관음적 시선으로 담아냈다. 그러나 화면 안에서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채, 각자의 ‘프레임’ 안에서 고립되고 단절된 사람들의 모습을 그저 무심하고 건조하게 보여 주고자 했다.



〈하나세트〉, 2011, Ceiling 30,300 x 1,280mm, Pillar(4ea) 1,024 x 6,144mm, Single Channel Animation Video, 01’01”


〈하나 세트〉는 런던 시내 도처에 있는 일본식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가장 인기 있는 도시락 세트메뉴의 이름이다. 일본어인 “花_Hana”는 “꽃”을 의미한다. 나는 런던에 정착한 이후, 수 개월 동안 그것이 생산되는 현장에서 목격한 서구적 사고방식의 합리적 노동의 분담과정 그리고 상대적으로 값싼 이민노동자들에 의해 생산되는 고도의 기술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는 그러나 단순반복적인 노동의 형태를 그것과 가장 흡사한 제작형식을 지닌 드로잉 애니메이션기법을 통해 묘사해보고자 했다. 그러므로 첨단의 자본주의아래 벌어지는 국가간 노동의 교류로 인해 변화되는 삶의 현상과 그것으로 인한 현대사회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관해 주목하고자 했다.


  나는 다큐멘터리적 사실성을 비롯해 영상의 서사성 등 다양한 영상 매체의 장치를 활용하여, 현대의 다양하고 복잡한 관계들을 탐색하는 작업을 해왔다. 영상의 관음증적인 작동 방식을 활용하는 나의 작업은 역설적인 방식으로 현대사회의 폭력성을 표현한다. 그것은 일정한 제약으로 인해 유지되는 사회적 시스템 안에 갇힌 사람들이 그 구조에 적응하거나 수용하는 태도로부터 생겨나는_개인의 불안과 공포, 고독과 소외, 고립 따위의 내면적 갈등 따위의_그들의 반응으로 인한 혼란스런 삶의 정체성에 관한 기록과 관찰이 될 것이다.

 – 김세진 작가 노트 중에서



〈김세진 작가 소개〉
1971년 대전 생으로 1994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05년 서강대학교 영상대학원 영상미디어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영국의 슬레이드 미술대학(UCL)의 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중에 있다. 2006년 《Living the edge》(금호미술관, 서울), 2009년 《24HR City》(브레인 팩토리, 서울) 등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2년 제4회 광주비엔날레《PAUSE》(5•18자유공원, 광주), 2009년 《미디어 아카이브 프로젝트》(아르코미술관, 서울), 2011년《미디어 극장》(정미소, 서울) 등 다수의 국내외 전시에 참여했다. 2011블름즈버리 뉴 컨템퍼리즈 수상, 박건희 문화재단의 제4회 다음작가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고양창작스튜디오, 쌈지스페이스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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