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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title 《Virtual Real, Real Virtual》 date 201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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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소 COMO (SKT-타워, 을지로입구역 4번 출구, 대전 SKT 둔산 사옥)
관람시간 8:30a.m~7:00p.m, 주말 및 공휴일 휴무
입장료 무료
전시주최 아트센터 나비, SK텔레콤
전시작가 윤지현
전시기획 아트센터 나비 Creative Team 고유경, 강수현  
영상편집 안정은
영상송출 이영호



  7월 코모에서 선보이는 윤지현 작가의 신작은 1991년에 개발된 ‘케이브(CAVE)’라는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들어진 디지털 공간이다. 이 깊이를 알 수 없는 모호한 공간 속에는 그리스식 물병, 원형 접시, 달리가 그렸던 코끼리, 자동차, 칼을 찬 원주민 등 어딘가 존재했었지만, 같은 시공간에는 있었을 법하지 않은 것들이 떠다닌다. 그리고 이 사물들 위, 혹은 바닥 어딘가에 문득 지금 여기, 내가 서있는 실제 공간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매핑되어 나타난다. 작가는 최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려는 가상현실 시스템의 원래 의도와는 동떨어지게, 구식이 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오히려 가상과 현실의 모습을 구분 짓고, 파편화해 보여주고 있다.  

  1980년대 후반 미국의 컴퓨터 과학자 재론 래니어(Jaron Lanier)에 의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개념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전자기계적 인터페이스를 통해 감각(시각, 정각, 촉각 등)적으로 경험되는 가상의 환경으로, 실제 같은 경험을 주기 위해 몰입감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한편, ‘세컨드 라이프’ 같은 인터넷 가상세계 공간이나 롤플레잉 게임 공간, 혹은 개인용 미디어단말기를 통해 빠져들어가는 커뮤니케이션과 컨텐츠의 공간도 몰입감의 정도나 현실감에 비추어 볼 때, 확장된 의미에서 정보기술이 구현하는 가상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상현실은 실제 같은 감각적 경험이 아니라, 일상과 연결된 소통과 인지적 경험으로 인해 더 큰 몰입과 현실감을 획득하며, 이제 ‘현실 같지만 가상’일 뿐인 공간이 아닌, 현실을 구성하는 ‘실재적 가상’의 공간이 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현실의 경험과 연속성을 가지며 현실과의 경계가 모호해진 ‘실재적 가상’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친구와 나눈 이야기가 친구와 만나서 나눴던 것이었는지, 트위터로 주고 받은 것이었는지, 내가 알고 있는 친구의 소식이 친구에게 직접 들은 것인지,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소식인지…… 우리는 점점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에서 경험한 것들이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또 다른 조건의 진짜 현실(real world)이 형성되는 시대에 우리는 이 새로운 현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 것일까? 

  작가는 이번 작업에서 확연히 가상이라고 생각되는 화면 속에 현실의 모습을 삽입하고, 일상적으로 오가던 생활 공간에서 초현실적인 가상의 이미지를 마주하게 함으로써,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정보와 알고리즘에 의해 모든 것, 심지어 실시간으로 포착된 현실의 장면까지도 파편적으로 흘러 다니는 데이터 공간을 우리에게 인식시켜주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노출, 인터넷 포털이 제공하는 검색결과 등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의 속성을 들여다 보게 하는 데 관심을 가져온 미디어아티스트 윤지현은, 이번 작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정보로 이루어진 가상공간 속에만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면 현실을 보다 더 분명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하루에도 수 차례 데이터로 이루어진 가상의 정보 공간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고 나오기를 반복하는 일상에서, 지금 우리가 정말 중심을 두고 서 있는 현실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말이다. 작가가 던진 이 작은 물음표를 통해, 날마다 새로 구성되는 현실 속에서 일방적으로 주어진 획일화된 느낌표가 아닌, 생명력 있고 비판적인 느낌표들을 찾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Disorientation 1〉, 2012, 53,000 x 1,000 mm, 3ds max, maya, python, panda3D



〈Disorientation 2〉, 2012, 5,300 x 3,200mm Single Channel Video Installation (Real Time) 


 
〈Disorientation 3〉, 2012, 30,300x 1,280mm, Pillar(4ea) 1,024x6,144mm, 3ds max, maya, python, panda3D



  오늘날 3인치 개인 단말기가 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일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그곳을 입장하기 위해서 연신 매끈한 유리표면에 보호필름까지 붙이고 훑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상현실을 구현했던 날은 CAVE 시스템을 빌려와 많은 오브젝트들을 집어 넣었다. 그 속에서 자신의 얼굴을 찾아야 한다. 새로운 가상 공간에서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친구? 옛 애인? 게임아이템?

- 윤지현 작가 노트 중에서


〈윤지현 작가 소개〉

  1977년생인 윤지현은 홍익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 대학원을 졸업 후 시카고 예술대학(SAIC)대학원에서 Art&Technology를 전공하였다. 주요 개인전으로 2010년 《The Logger》 (덕원갤러리, 서울), 2008년 《Gravitational Pull》 (Gallery X, 시카고), 2004년 《Attraction of Gravity: sponsored by the Korean Ministry of Culture and Tourism》(아트스페이스휴, 서울) 이 외 20회 이상의 국내외 단체전시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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